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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편함을 추구합니다

날짜
2021/10/29
작성자
CODA
태그
교육
야곰아카데미
CODA
인지적갈등이론
피아제
교자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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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편함을 추구합니다.

by CODA
1.
배움의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
2.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려 합니다.
3.
야곰 아카데미는 어떻게 불편함을 유도할까요?
4.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물고기를 잡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끌어내는 것

배움의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한 가지 던져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언제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또 활용할 수 있는 것일까요?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에 당황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다양한 방식으로 배워왔습니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던 경험, 외워지지 않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위해 도식을 그려가며 정리했던 경험 등은 우리가 많은 배움을 경험했음을 증명합니다. 이것 뿐일까요? 배움은 우리는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코딩을 막 시작한 우리를 떠올려봅시다. 아마 대부분 단순한 에러메세지 하나에도 식은땀이 흘리며 코드를 수정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수많은 오류를 해결해나가면서 어느샌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되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의식적으로 공부하며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 것이죠.
이렇듯, 우리는 무수히 많은 배움을 경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배움이 일어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그 이유를 감히 추측해보자면, 우리가 '배움의 무대 위'에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배움'이라는 무대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무대의 주인공은 오롯이 자신의 연기에 집중해야합니다. 자신을 비추는 조명이나, 대사 뒤에 깔리는 배경음악은 주인공 본인이 신경써야하는 문제가 아니죠. 하지만 조명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와, 음향감독, 연출가, 감독 등 주인공을 뒷받쳐주는 이들이 없다면 무대는 쉽사리 완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껏 배움의 주인공이었던 여러분들은 역설적으로 배움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교육을 전공한 한 명의 교육학도로서, 또한 야곰과 함께 개발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있는 한 명의 매니저로서, 배움이 무엇이고, 또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해야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바탕으로 캠퍼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이쯤 되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입에서 '그래서 배움이 어떻게 일어나는 건데!' 라며 볼멘 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려보자면, 야곰 아카데미는 '불편함'에서 배움이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정의를 내리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부터 무대 뒤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려 합니다.

왜 야곰 아카데미는 불편함에서 배움이 비롯된다고 이야기했을까요?
그 이유는 불편함에서 배움이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뭐라는거지..?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사실 이상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혹자는 벌써 위 문장이 순환 논리의 오류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각 문장이 서로를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비판까지 곁들였나요? 완벽합니다. 누군가는 위 문장을 나는 천재이다. 왜냐하면 나는 천재이기 때문이다'와 같은 비슷한 문장으로 바꾸어 표현해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스스로 파악해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상대로 농담따먹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사실은 여러분들에게 불편함이 어떻게 배움으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보여드리고 싶어 위와 같은 문장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위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대다수는 속에서 왜인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그리곤 자신이 불편한 원인을 문장에서 찾고, 그 이유를 이해하면서 서서히 불편함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불편함에서 비롯된 의문, 의문에서 비롯된 학습이 아주 단 시간에 일어난 것이지요. 사실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이야기 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불편함을 해소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납니다.
스위스의 인지 심리학자이자, 교육학의 대가인 장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는 사람의 인지 구조가 '동화'와 '조절', 그리고 '평형화'의 과정을 통해 발달한다고 보았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다보니 머리가 좀 어지럽죠? 제가 조금 더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상황 1) 평소에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를 즐겨 먹던 CODA는 스파게티를 '익힌 면에 소스를 얹어 만든 요리'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엌에서 야곰이 '까르보나라'를 가져왔습니다. CODA는 당황했지만 이내 까르보나라 역시 익힌 면에 소스를 얹어 만든 요리임을 알고, 스파게티의 한 종류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황 2) 까르보나라를 먹던 CODA는 이내 야곰이 가져온 다음 요리를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야곰이 가져온 요리는 '라자냐'였기 때문입니다. 라자냐는 밀가루 반죽에 소스를 얹은 요리이긴 했으나, CODA가 보기에 반죽의 모양이 스파게티라기엔 너무 넓적했습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CODA는 야곰에게 요리 이름을 물었고, 야곰은 파스타의 한 종류인 '라자냐'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상황 3) CODA는 궁금했습니다. 스파게티도 파스타이고, 라자냐도 파스타인데 결국 둘은 같은게 아닐까? 결국 검색을 통해, 파스타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중 얇은 면으로 만든 파스타를 스파게티라고 하며, 기다란 반죽을 소스와 함께 층층이 쌓은 것을 라자냐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CODA는 세 가지의 불편한 상황을 거치면서 이미 알고있는 스파게티라는 개념에 '까르보나라'를 넣기도 했고(동화), 스파게티의 정의를 바탕으로 '라자냐'를 이해하지 못하자 파스타라는 또다른 구조를 통해 이해하고자 했으며(조절), 파스타와 스파게티, 라자냐라는 개념 사이의 관계를 스스로 정립하면서 불편함을 해소했습니다.(평형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이상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교육이 더이상 필요없지 않을까요? 학습자 스스로 불편한 부분을 찾아 해소해나가면서 끊임없이 배울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학습자는 스스로 자신이 불편한 상황(비평형 상태)으로 나아가기를 꺼려합니다. 불편함을 피하려는 사람의 성향은 돌려말하면 '편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교육의 필요성이 드러납니다. 교육은 의도적으로 학습자를 불편한 상태로 내몰기 때문입니다.

야곰 아카데미는 어떻게 불편함을 유도할까요?

앞서 말했듯이, 배움은 우리가 불편함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야곰 아카데미는 어떻게 학습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유도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학습자가 불편함을 스스로 해소할 수 있도록 도울까요? 이번에는 야곰 아카데미가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을 몇 가지 소개하면서 그 비밀을 파헤쳐볼까 합니다.

1. 활동학습: 주어지는 것은 모둠과 문제 뿐

야곰 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커리어 스타터 캠프'는 월요일과 목요일, 활동 학습을 진행합니다. 활동 학습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오던 수업과 다른 점이 꽤나 많습니다. 일반적인 수업을 상상하면 어떤 장면들이 떠오르시나요? 교사가 중심이 되어 개념을 설명하고, 학습자는 교사가 설명하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부분의 개념이 판서나 자료를 통해 전달되다보니, 학생들은 강의 속도를 맞춰가면서 강의 내용을 필기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야곰 아카데미의 활동학습은 'Flipped Learning(거꾸로 학습)'을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학습자는 활동학습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학습할 주제에 대해서 예습을 진행합니다. 활동 학습 시간에는 세네명 단위로 모둠이 구성되고, 활동학습에서 제공하는 '문제'를 모둠원이 함께 해결합니다. 모둠원은 서로 의사소통해가며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본인이 예습한 내용을 활용하거나, 다른 학습자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어나갑니다. 모둠별 문제 해결 시간 이후에는 전체 회의실에 다시 모여 각 모둠이 문제를 해결한 방식을 서로 소개하면서 자신의 모둠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다른 모둠의 해결방식에서 또다른 의문점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문제를 해결한 방식을 도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캠퍼
전통적인 수업 방식의 한계점 중 하나는, 구조적으로 학생들이 학습 내용에 문제 의식을 느끼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에 있습니다. 교사는 어떻게 해야 강의 내용이 '잘 전달될지'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자는 어떻게 해야 강의 내용을 '잘 받아들일지'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듣습니다. 그렇다보니, 강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무작정 내용을 받아들이려할 뿐 문제점을 찾아내려하지 않습니다.
반면 야곰 아카데미의 경우, 학습자에게 문제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불편함을 그룹별로, 또 클래스별로 해결해나가면서 본인 나름의 개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리더는 더이상 강의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습자의 유의미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도우미일 뿐입니다.

2. 프로젝트: 시행착오, 또 시행착오

매주 두번씩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활동학습과는 다르게, 프로젝트는 2~3주 정도의 긴 호흡으로 구성됩니다. 야곰 아카데미에서는 학습자는 '기능 요구서'를 바탕으로 개인 혹은 2~3명의 팀원이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해야합니다. 활동학습이 한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라면, 프로젝트는 다양한 주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핵심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알고 있다고 생각한 개념을 코드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정말 간단한 버튼 하나를 화면에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버튼의 색깔, 모양, 테두리와 같은 외형을 것만을 결정한다고 버튼을 뚝딱 만들 수 없습니다. 버튼이 화면상에서 어디에 위치해야하는지 레이아웃을 결정하거나, 버튼이 눌렸을때 어떤 동작이 실행되어야할지를 정의하거나, 그 동작에서 필요한 다른 정보들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 수 많은 부분을 신경써야 합니다.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과정은 학습자가 직접 개념을 활용해 기능을 구현해보면서,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실패하고, 또 성공할 것을 요구합니다.
시행착오를 통한 성장. 여러번의 실수를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결국 불편함을 통해 배움이 일어난다는 야곰 아카데미의 큰 줄기와 맞닿아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곰 아카데미를 겪은 캠퍼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코드가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언제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단 캠퍼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야곰 아카데미를 이끌어나가는 크루, 리뷰어, 심지어는 야곰까지도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거든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왜 물고기를 잡아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옛말에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자채신이라고도 하죠. 어느날 문득 이 문장을 보곤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Stack overflow 만 뒤져도 내가 원하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인데, 교육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에 머물러선 안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USB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5년 전과 달리 이제는 대부분이 각종 클라우드를 활용해 어디서든 내 데이터를 가져옵니다. 미래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재택 근무는 2년이 채 지나기 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은 아직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에 매몰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당장 주위의 부트캠프 광고를 한번 살펴봅시다. 이 코스를 마치면 네카라쿠배를 갈 수 있다느니, 저 강의 하나만 들으면 데이터사이언스를 마스터할 수 있다느니, 온갖 화려한 문구로 우릴 유혹합니다.
누군가는 야곰 아카데미도 앞서 언급한 학원들과 다른 점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수강료를 받고 학습자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함이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야곰 아카데미의 교육과정에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한 명의 교육자로서 이것 하나만큼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야곰 아카데미는 학습자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제공하고, 고민거리를 던지면서, 학습자 스스로 '왜 이것을 공부해야하는지' 깨닫도록 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야곰 아카데미가 제공하는 문제뿐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또 해결해나갈 수 있는 '성장하는 개발자'를 양성합니다.
Dropbox의 CEO인 드류 휴스턴은 USB를 휴대하기 불편해 드롭박스라는 클라우드 저장소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드류 휴스턴과 같은 세상의 불편함을 마주했을 때, 야곰 아카데미는 겁먹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합니다. 우리가 함께할 그날을 기다리며, 야곰 아카데미는 언제나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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